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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21
“일단 옷부터 벗어.”
“…….”
세진은 말문이 막혔다. 잘못 들은 것이려니 생각했지만, 그는 똑같은 말을 다시 되풀이했다.
“옷 벗으라고.”
그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은 환상을 산산조각내버릴 만큼 잔인했다.
현실 속의 왕자는 이제 냉혹한 폭군이 되어 돌아왔다.
“…변했어.”
툭, 하고 내뱉은 세진의 중얼거림에 준혁이 피식, 하고 웃었다.
“그럼, 내가 아직도 집 안에 틀어박혀서 질질 짜는 우울증 환자일줄 알았어?”
“……!”
준혁의 말에 세진이 두 눈을 크게 떴다.
“기억…하고 있었구나.”
로비에서 못 알아보길래 잊어버렸을줄 알았다. 그런데 잊어버린 게 아니었다. 잊어버린 척한 거였다.
“준혁아…...